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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라디오, 오늘의사연

고아 결혼을 할 수 없나요? 결혼의 조건 / 사연라디오, 오늘의사연

by 건강정보 나눔TV 2020.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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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 결혼을 할 수 없나요? 결혼의 조건 / 사연라디오, 오늘의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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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연은 서울에 사는 30대 남성분이 보내주셨습니다.
같은 회사에서 만난 여자분과 결혼을 준비하시던 중
고아라는 이유만으로 힘든 상황을 겪다가 익명으로 사연을 보내주셨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올해 결혼하는 30대 남성입니다.
배우자는 저보다 3살 어린 신부고요.
저희 같은 회사에서 만나 어느덧 3년째 사귀고 있는 사내 커플입니다.

3년간 회사 생활 끝에 학자금 대출을 갚고
여자친구와 제가 모은 돈이 1억 정도 됩니다.
그러다 여자친구와의 만남 중에 임신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부모님 도움 없이 결혼하자고 이야기를
여자친구가 먼저 꺼내 결혼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고아입니다.

어릴 때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고 일가친척 집을 돌아다니다
국가의 지원을 받아서 고등학교 때부터 혼자 살았습니다.

정말 안 해본 알바가 없을 정도고 살면서 부모 없는 세상이
저에게 얼마나 차가운지도 압니다.
그래도 독기 품고 살아왔습니다.

독기마저 없으면 저는 인생의 낙오자밖에 길이 없었으니깐요.
나름대로 공부머리는 있었는지 학원 한번 안 가고
서울 소재의 대학교를 나와 대기업에 취직하였습니다.
제 여자친구 회사는 저랑 같지만 흔히 이야기하는 성장 배경이 다릅니다.
외고를 나와 SKY를 졸업하여 3개국어에 능통한 누가 봐도 멋진 여자입니다.

저같이 어두운 캐릭터랑 정 반대되는 아이죠.
그런 면의 저에게 이끌렸는지 힘듦을 이겨내고 살아가는 저에게
항상 대단하다 대단하다 말을 해주는 이쁜 친구입니다.

여자친구 부모님은 사업을 하셔서 넉넉하게 사십니다.
화목한 가정 속에서 살고 계시고 부부관계도 원만하십니다.

아버님은 그래도 젊은 놈이 아등바등해서 독기 있게 살아온 건 맘에 든다고
마지못해 절 받아주셨습니다. 대신 결혼에 너 뜻대로
도와주진 않겠다고 말씀하시더군요.

하지만 어머님은 이런 제가 성에 차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처음 결혼하려고 인사드렸을 때 정말 절 보려고도 안 하시더라고요.
네 압니다. 저라도 사실 제 딸이 저 같은 놈한테 시집간다고 하면 뜯어말리겠죠.
모자랄 것 없이 살아온 내 딸인데... 결국 제 여자친구의 설득 끝에 승낙해 주셨지만...
사실 어머님께서 원하셨던 건 자신의 딸보다 더 좋은 배경에
반듯한 집안의 남자를 원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건 부모라면 누구나 드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학벌, 집안, 능력, 무엇 하나...
여자친구보다 잘난 게 없는 저다 보니, 집도 서로 가진 돈과 대출을 받아서
반반 부담하여 살기로 했습니다.
사실상 사회 초년생이다 보니 빚 갚고 뭐하고 나니 돈이 없던지라

저희 신혼집 어머님이 와보시고는 가구 하나 없다고 집에 가서 그렇게 우셨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결혼식장을 찾다가 어머님이 화를 내셨습니다.

저희 형편이 안되다 보니 어머님이 하시고 싶은 식장마다 난감하다고
힘들 것 같다고 했더니...
식장 하나 맘대로 못하는데 딸 시집가서 뭐가 행복하겠냐고. 솔직히 애만 아니었어도.
일부러 임신부터 시킨 거 아니냐고 쏘아 부치시더군요
정말 살면서 회사에서도... 사회생활에서도 자존심 상하고 모욕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지만
이런 이야기들을 들으니 정말... 저도 힘들더라고요.
네. 저라도 그리 생각할 것 같습니다. 흥분으로 제가 아무 말도 못 하고 얼굴이 빨개져있자
어머님이 민망하신지 자리를 피하시더니 저녁에 연락 오셔서
갑자기 감정이 붓 받쳐서 순간적으로 그랬다고 사과하시네요.

뒤에 들은 이야기지만 여자친구는 그 이야기 전해 듣고 집에서 울고불고 난리 쳤다더군요.
제가 모자라서 너무 죄송합니다. 어머니.

근데 저도 너무 힘이 듭니다. 부모가 없고 싶어서 없는 것도 아니고...
누구보다 부모 없이 서럽게 살아왔지만 반듯이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남들 편안하게 공부하며 학교 다닐 때
등록금 걱정하고 한 끼 식사 걱정하며 배 곪으면서 공부했고요.

대기업 들어갈 때도 독기 품고 수도 없이 아르바이트하고, 지친 몸으로 집에 와서 밤새워서
면접 준비하고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단 한 번도 남에게 피해 끼치고자 한 적도 없었지만 이렇게 존재 자체가..
제가 사랑하는 사람의 부모님을 힘들게 하는 게 너무 아프네요.

고아로 살아온 것도 힘들지만 고아이기 때문에 받을 수 밖에 없는 차별이 절 울립니다.
처음에는 아버님, 어머님께 너무나도 잘하고 싶었고

저희 부모님 대신해서 부모님처럼 여기자라고 생각했는데...
계속 이렇게 제 마음과 다르게 상처를 받으니, 저도 상처받는 게 너무 무서워서
이젠 어머님 보는 게 겁이 납니다.

가끔은 먼저 간 저희 부모님 원망도 합니다.
저 장가가는 모습은 보고 가시지... 왜 그리 서둘러 가셔서
하늘에서 저 이런 모습 얼마나 보면서 가슴 아파하실지.
항상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자식이 되고 싶지만 너무 아프네요.
어쩔 때는 이런데 결혼해서 과연 내가 여자친구 부모님께 잘 할 수 있을까?
결혼은 둘만의 생활이 아니라는데...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고아는 욕심내면 안되는 건가...
하고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기적이란 거 압니다.
너무 답답해서... 어딘가에 누군가한테 허물을 털어높으면 약점이 되는 세상에 살아오다 보니...
이렇게 익명으로 나마 털어놓습니다.

오늘의 사연은 여기까지입니다.
사연자분께서 마음고생이 많으실 거라 생각이 듭니다.
세상에서 가장 억울한 게 내 잘못이 아닌데 내 잘못이 되는 것과
누구 하나 의지할 곳이 없다는 것인데 힘드시겠지만
사연자분의 독기로 이겨나가시길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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