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은 힘들고 지옥같은 싸움입니다. 난임 5년차 부부입니다
이번 사연은 익명의 난임 5년 차 여성분께서 보내주셨습니다.
난임은 정말 힘들고 지치는 싸움입니다.
난임만으로도 힘들지만 시누이의 괴롭힘으로,
사연자분이 많이 힘들어하시는데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디 털어놓은 곳은 없고 너무 답답하여 처음으로 익명으로 글을 씁니다
글이 길어질 거 같아요.
결혼 5년 차의 난임부부입니다.
허니문 베이비부터 기대했지만 안됐고,
일 년까지는 별 걱정 없이 아이 기다렸는데,
일 년 차가 되어도 아이가 생기지 않아,
떨리는 마음으로 산부인과 난임 센터를 찾았어요.
저와 남편 둘 다 정상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건강하다니 마음 편히 기다려보자 하여 보약도 먹고,
아이 가지는데 도움 된다는 음식 챙겨 먹고,
부부가 주말마다 같이 등산 다니는 등 노력하며 아이를 기다렸어요.
하지만, 그 뒤로 시간은 지나가는데 아이는 와주지 않았고,
고민 끝에 본격적인 난임치료를 받기로 하였어요.
인공수정 1차 실패, 2차 실패...
시험관 1차 실패, 2차 실패...
자연적으로 아이 기다릴 때도 매달 실망이 컸지만,
시술을 받고 제발 착상되길 기원하며 기대하다가,
임신이 안되었음을 확인하는 건 정신적으로 힘든 일이었어요.
그리고 호르몬 변화로 인해 몸이 많이 붓고 체중이 늘어나더라고요.
먹는 양은 오히려 줄였는데도 날이 갈수록 살이 찌는데,
호르몬 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후유증 이라더라고요.
몸매 망가지는 건 아이 가지는데 비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기에,
그저 담당 선생님 지시에 따라 계속 호르몬제를 머고 호르몬주사를 투약했고,
때맞춰 시술을 받고 할 수 있는 모든 걸 했지만 아이는 와주지 않았어요.
저의 상태가 점점 불안해 보인다며 걱정하는 남편과 상의 끝에,
난임 휴직을 결정했어요.
제 직업은 2년까지 난임 휴직이 가능해, 상사에게 보고드리고,
난 임진 단서 제출하여 곧 휴직 발령을 받았습니다.
1년 휴직을 우선 냈어요.
난임 휴직으로 푹 쉬며 준비하니,
금방 아이가 생겼다는 이야기들을 들어 희망적이었어요.
하지만 1년 휴직 동안도 아이는 와주지 않았고, 결국 1년 더 연장 신청을 했어요.
그때 병원도 옮겼어요.
그전 병원은 큰 산부인과에 속한 난임 센터라서 임산부들과 섞여 진료를 기다렸는데,
어느 순간 배부른 임산부만 봐도 눈물이 주르륵 흐르는 내 모습이 너무 슬프더라고요.
그래서 난임만 전문으로 보는 곳으로 옮기기로 결정하고,
통원 가능한 거리 내에서 제일 유명한 난임 병원에 다니기 시작했어요.
또다시 희망을 품고 하라는 건 다 했습니다 정말.
아이 가지는데 좋다면 무엇이든 기꺼이 했던 1년...
여러 번의 고통스러운 시술과 설레는 기다림, 그리고 무너짐
결국 저는 호르몬 부작용으로 퉁퉁 해진 몸으로 마지막 난임 휴직을 다 쓰고,
아이 없이 복직했습니다.
2년간의 희망을 다 쓰고 빈털터리가 된 기분이었어요.
남편이 아니었다면 아마 크게 우울증을 앓았을지도 모르겠어요.
남편은 늘 저를 어루만지며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 해줍니다.
퉁퉁 부은 다리를 열심히 주물러주고요.
그 뒤로 1년이 지났네요.
아무런 시술도 받지 않고 저 자신의 몸과 마음의 건강만을 챙겨왔어요.
부작용으로 찐 살도 다 빠졌고, 안 그래도 저 하나밖에 모르던 남편이,
더 지극정성으로 돌봐준 덕택에 나름 행복하게 지내고 있었어요.
이제 많이 회복했다 싶어 두렵지만,
다시 한번 난임 병원에 다녀볼까 고민하는 중이었습니다.
아이 때문에 고생하는 저희 부부 때문에 양가 부모님, 집안 어르신들,
다 마음 많이 써주시고 늘 용기 주셨어요.
너희 탓 아니다, 하늘이 하는 일이더라, 마음 편히 먹어라 하고요.
그런데 단 한 사람.
저의 손위 형님이 저를 너무나 힘들게 했어요.
형님은 유난히 저한테 날카로웠어요.
나이가 저와 동갑인데, 나이 때문인지 자신을 형님 대접 안 한다며,
시부모님께 이상하게 말하고 아주버님을 내세우거나,
본인이 직접 하거나 저에게 화를 내는 일이 많았어요.
이유는 늘 형님 대접이 마음에 안 든다는 거였어요.
저는 결단코 형님을 무시하거나 무례하게 행동한 적이 없어요.
형님 소리 깍듯이 하며 예의 있게 했습니다.
뭐 때문에 그런 오해를 하나 싶어 왜 그러시냐 내 어떤 행동이 이상했는지,
물어도 딱히 집어 말하지도 않고 싸움만 걸었습니다,
처음엔 그렇게 나오는 형님 때문에 당황했지만,
나중에 사람 자체의 인성이 그렇구나 받아들이고 최대한 피하며 살아왔어요.
남편이 막 싸워주기도 했는데 늘 저희를 나쁜 쪽으로 교묘히 몰아가더라고요.
시부모님 앞에선 늘 웃으며 우리를 챙기는 듯 행동하여,
저를 미워하는 걸 주위에 티 내지 않는 기묘한 사람이에요.
피하는 게 답이다 싶었어요.
형님은 저보다 1년 늦게 결혼했는데,
제가 난임을 겪는 동안 딸 하나 낳았고 둘째 딸을 품고 있어요.
안 그래도 저를 미워하던 형님은 그 기간 동안 저를 조롱하는 것 같았어요.
형님의 첫 임신 16~17주 차쯤 가족행사에서 봤는데,
아직 배가 많이 나오지 않은 때인데도 마치 만삭처럼 허리를 짚고 배를 내민 채,
"아~ 애가 움직이네?"
하며 계속 제 앞을 왔다 갔다 했어요.
그리고 저의 건강에도 관심도 없을 사람이 어른들 앞에서 저에게
"동서, 살 많이 쪘네.
애 가지려면 좀 빼.
비만이 원인인 거 아냐?"
라며 걱정하듯 제살 얘기를 하기도 하고요.
나의 자격지심인가,
아무리 다르게 생각해보려 해도 저를 놀리는 행동인 거 같았어요.
제가 난임 휴직을 결정하고 시부모님이 용기를 많이 주셨어요.
한우도 보내주시고 흑염소도 보내주시고 참 감사한 일 많았어요.
참 감사한 일 많았어요.
난임 휴직 중 어느 명절날 형님은 배가 어느 정도 불러오던 중이었어요.
형님이 아기 태동이나 아기 크기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니 친척 어르신 한 분이
"그래 민정이네는 휴직했다며?"
하고 저에게로 화제를 돌리시더라고요.
사실 그 이야기는 안 했으면 했지만 물으시니 '네'하고 대답했어요.
그러자 시어머님이 제 눈치를 보며
"아유 우리 민정이가 직장에서 휴직도 되고 대단하죠"
하면서 아기 얘기보다는 제 직장에 대한 칭찬으로 이야기를 넘겨주셨어요.
그러자 형님이 픽 웃으며 뒤에서
"난임 휴직이 자랑이야?, 풋"
웃으며 중얼거리는 겁니다.
제 앞쪽에 계시는 어른들까지는 안 들리고 딱 저까지 들리는 목소리로요.
너무 황당해서 돌아보며
"네?'
했더니
"오빠~ 나 배 당겨~"
하며 아주버님을 부르더군요.
"지금 뭐라고 했어요?"
재차 물으니
"아 배야"
하면서 배 잡고 아주버님 부축받아 방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더는 안 했어요.
형님한테 시비 걸어 뱃속 아이 위험하게 만드는 사람으로 몰아갈 사람인 걸 이미 알거든요.
그렇게 그때 형님 이야기를 남편에게 따로 했더니,
남편이 나서서 저와 형님을 못 만나게 해주었어요.
그 뒤로 형님 출산까지는 한 번도 보지 않았지만,
아예 안 보긴 힘들어서 출 산뒤 아기 데리고 있는 형님을 마주치기는 했는데,
저를 보고 묘하게 웃는 그 얼굴이 너무 싫더라고요.
괜히 저 앞에 오더니
"작은엄마, 안녕하세요? 저는 아기예요"
하며 애를 쑥 들이밀기도 했는데 소름 끼쳤어요.
대사도 이상하고,
그리고 제가 2년의 난임 휴직 마치고 복직하여 한창 일하고 있던 최근,
형님의 둘째 임신 소식을 들었어요.
이미 주차가 꽤 되었는데 시부모님이 저에게 최대한 안 알리려 하셨대요.
아주버님이 남편에게 전화해서 알게 되었어요.
아주버님은 첫째 때도 그렇고, 둘째 때도 그렇고 왜 이렇게 조카에게 무심하냐며,
제수씨 애 안 생긴 게 우리 와이프 때문이냐,
왜 너 형수 안 챙기냐고, 너 형수 서럽다고 운다고,
마음 심보 그렇게 쓰지 말라고 막말을 했다고 해요.
순둥이 남편이 욕하며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싸울 정도였어요.
남편은 그길로 시댁에 전화해서 형이랑 형수가 있는 이상,
다시는 집에 안 가겠다 통보하고, 저도 시부모님한테 아무 연락 못 받게 하고 있어요.
난임 병원을 다시 다니는 문제로 남편과 상의하던 때였는데,
저의 마음을 너무 괴롭게 하네요.
마음에 이렇게 미움이 강렬하게 일어나는 것도 힘들어요.
또 그렇게 미운 사람한테는 나에게 와주지 않은 아기가,
순조롭게 쑥쑥 생기는 거도 받아들이기 힘든 내 모습도 싫어요.
아무 상관도 안 하고 싶은데 나는 왜 이러는지...
난임으로 형님이라는 사람에게 조롱당하는 이 기분...
나에게 하나 도움 안 될 감정인데 왜 이리 떨치기 힘든지 모르겠어요.
이런 얘기, 주위에 말하긴 너무 힘들어 얼굴도 모르는 분들의
위로와 조언을 구하려 이 밤에 긴 글을 썼어요.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형님, 형님이라는 사람이면 대우받기 이전에 본인이,
먼저 그런 태도를 보여야죠.
형님 같은 행동거지는 못하면서 대우는 받고 싶다? 애입니까?
대우 안 해준다고 사람이 제일 아파하는 부분 건드리며 약 올리는 게?
애 낳으면 철든다더니...
누가 만든 이야긴지는 모르겠지만 저딴 소리 말도 안 된다고 생각이 드네요.
이번 사연은 여기까지입니다.
현재 상황 정말 힘들 거라 생각이 듭니다.
사연자분에게는 남편과 시부모님이 계시기에 강력하게 이야기하여,
더 이상 시누를 보지 않겠다는 확답을 받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솔직히 진료 결과에서도 사연자 분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편과 사연자분 둘 다 문제가 없으신 건데 사연자분에게만 구박하는 것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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