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연라디오, 오늘의사연

남자친구는 너무 급한거 같아요. 손만 잡아도 결혼까지 생각한다는 남자들이 있나요? / 사연라디오, 오늘의사연

by 건강정보 나눔TV 2020. 10. 22.
728x90
반응형

남자 친구는 너무 급한 거 같아요. 손만 잡아도 결혼까지 생각한다는 남자들이 있나요? / 사연 라디오, 오늘의 사연

youtu.be/Q5Aqax-JZQU

이번 사연은 음식 하나 때문에 파혼을 하게 된 여성분께서 보내셨습니다.
간혹 남자분들 중에서는 사소한 행동 하나에,
혼자서 급하게, 정말 먼 미래까지 상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지금 바로 알아보겠습니다.

스페인 요리 감바스 때문에 파혼하게 생겼네요.
새우와 마늘 등을 올리브유에 볶은 감바스 때문에,
제가 잘못된 건지 남자 친구가 잘못된 거지,
남자친구가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보라고 해서 글 올리니 좀 봐주세요.

어제 1차로 삼겹살에 소주 한 병씩 먹고 조금 아쉬워서,
2차로 저희 집에 가서 감바스를 만들어 줬어요.
취기가 올라와서 조금 귀찮긴 했지만,
남자친구가 평소에 맛있게 먹던 음식이고 해서 만들었습니다.

제가 감바스 만들 동안 남자 친구는 씻고,
제가 다 만들어서 주니 한술, 두 술 뜨더라고요.
"맛있다"
하면서 먹다가, 갑자기 대뜸
"우리 엄마도 감바스 만들어줘"
라고 하더라고요.

제가
"응?????"
이라고 하니까,
"우리 엄마는 이런 음식 평소에 못 먹어보고 했으니까,
감바스 만들어 주면 좋아할 거 같아"
라고 하더라고요.

기껏 만들어 줬는데 대뜸 어머님한테도 만들어주라니까,
기분이 썩 좋지만은 않더라고요.
그렇지만 싸우기는 싫어서 최대한 좋게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어머님이 못 드셔 본 거면 우리가 같이 만들면 되는 거 아니야?
갑자기 대뜸 그렇게 만들어줘라고 하니까 기분이 좀 그러네."
"아 그니까, 우리 집 가서 자기가 메인으로 하고 내가 옆에서 도와줄게.
우리 집 가서 감바스 만들어주면 내가 더 좋아해 줄게."

"도와주는 게 아니라 같이 하는 게 맞는 거지."
"아 감바스 4~5분 걸리는 거, 얼마나 걸린다고 그거 못하겠다고 하냐.
내가 도와준다고도 했잖아."

여기서부터 슬슬 열 받더라고요.
이번에 처음 말한 거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사실 몇 달 전에,
제가 남자 친구랑 같이 먹으려고 피클을 담갔는데 그때도 맛있다고 잘 먹다가
갑자기 대뜸
"다음에 이거 또 해줘.
엄마 갖다 주면 좋아할 거 같아"
라고 했었는데, 그때는 그냥 피클 더 많이 담가서 갖다 드리면 되지 하는 생각에
알겠다고 하고 넘어갔어요.

그리고 1차에서 삼겹살 먹을 때도 제가
"이 집 삼겹살 너무 맛있다"
하니까 남자 친구가
"우리 집에서 먹는 삼겹살도 이 정도는 해~
우리 집 가서 삼겹살 먹을래?"

라면서 다짜고짜 다음 주 평일날 가자 그러길래 그냥 장난이겠거니 넘어갔어요.
근데 다 그러려니 넘기겠는데 감바스에서 갑자기 터지더라고요.

아니 기껏 만들어줬는데 맛있게 먹고 기분 좋게 맥주 한잔하면 될 것을...
아무튼 이렇게 서로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 남자 친구도 기분이 많이 상했는지,
저더러 앞으로 아무것도 하지 말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본인이랑 결혼할 거 아니었냐 하길래,
제가 결혼하면 시댁 가서 무조건 요리하고 다 해야 되냐고 했더니,
본인이 집에 가서 걸레를 빨라고 했냐?
고작 4~5분 걸리는 거 그걸 못해주냐면서, 이게 그렇게 못하겠다고 할 일인지,
회사 가서 동료들한테 물어보겠다는 겁니다.

남자 친구 얘기 더 추가하자면,
본인이 저에게 오므라이스를 해줬는데 그게 너무 맛있게 잘 돼서 제가
"오빠 우리 부모님한테 오므라이스 해줘"
라고 하면 당연히 기분 좋게 해 주겠다고 대답할 거라는 거예요.

저는 솔직히 남자 친구가 해준 음식이 맛있으면
"아 맛있다, 남자친구가 정성 들여 해준 음식인데 고생했겠네.
남기지 말고 다 먹어야지"
이 생각 들지 부담스럽게,
우리 집 부모님에게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 1도 해본 적이 없어요.

더군다나 아직 결혼 전이고, 결혼 후라고 해도 제 부모님 기분 좋게 해 드리는 건,
제가 할 일이고, 제가 요리를 해주는 거지 남편 시키고 싶지 않아요.

물론 남편이 자발적으로 잘해주면 너무 감사하고 좋겠지만,
본인 부모님 챙기기도 바쁜 세상에 괜히 부담만 주는 거 아닌가요?

이런 제 생각을 말하니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며,
먼저 자겠다기에 혼자 남은 감바스에 맥주 마시다가 열이 받아서
"내일 데이트 안 할 테니 오빠 혼자 집에 가서 쉬어"
라고 하고 저도 잤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남자 친구가 화해하자고 할 줄 알았어요.
근데 집에 갈 준비를 하더라고요.
어제 제가 했던 말들이 자꾸 마음에 남는데요.

그러더니 서로 생각 좀 다시 해보자고 하더니 가더라고요.
생각해보자는 얘긴 제가 하는 게 맞지 않나요?

이게 한 번이면 저도 그냥 웃으면서 넘어가겠는데 평소에 부모님이 안쓰럽고,
특히 어머님이 고생하셔서 많이 안쓰럽다는 얘기를 종종 해요.

또, 우리 부모님은 이런 거 잘 못 드셔 보셨다거나,
이런 거 잘 안 해보고 사셨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요.

반면에 저희 부모님 얘기할 때는,
너희 부모님은 하시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다 해보시지 않았냐.
자기네 부자잖아.
이런 말도 은연중에 자주 했었어요.
그래서 저도 쌓이고 쌓이다 폭발한 거 같아요.

솔직히 감바스가 뭐라고...
남자친구 말대로 5분 걸려 뚝딱은 아니어도 15분 정도면 되는 건데.
그럼 그 간단한 거 본인이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본인 말에 순순히 하겠다고 대답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렇게 남자 친구에게 비난을 받아야 될 일인가요?

처음에는 회사 동료들에게 물어보겠다더니,
나중엔 회사 동료들이 하는 말에 제가 상처 받을까 봐 그냥 안 물어보겠다더군요.
하... 상처는 남자 친구가 받을 거 같은데 말이죠.

시댁 가서 요리하고 시부모님 챙겨드리고 기쁘게 해 드리고,
충분히 할 수 있죠.
남편과 결혼생활이 행복하고 좋으면,
어련히 시댁 어른분들께 알아서 자연스럽게 잘하게 되겠죠.

그런데 결혼도 전에 저렇게 얘기하는 게 맞는 건가요?
본인 말에 제가 고분고분 알겠다고 대답하지 않은 게 잘못된 건가요?
남자 친구는 집으로 가버렸고 저는 남아서 요리한 거 치우고,
마음이 가라앉지가 않아서 남자친구 보여줄 생각으로 글 써봅니다.

추가하자면, 남자 친구가
"우리 집 가서 감바스 만들어주면 내가 더 좋아해 줄게"
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 말씀드릴게요.

이 말을 들었을 때 저도 어이가 없었고 열이 뻗쳤지만,
평소에 워낙 ~하면, ~그러면 내가 이뻐해 줄게 이런 말을 종종 해왔어요.

그럼 제가
"내가 오빠, 강아지야? 뭘 이뻐해 줘!"
라던가
"내가 오빠 학교 후배야? 후임이야?"
라고 반박하거나 그냥 눈 흘기고 넘어간 적이 많았어요.
그냥 장난이겠거니 하면서요.

그래서 그날 좋아해 준다는 얘기를 듣고는 바로 뭐라고 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말다툼이 점점 심해지면서 저도 곱씹어 보니,
이뻐해 준다는 말이 너무 억울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빠 아까 나한테 오빠 집 가서 요리해 주면 이뻐해 준다고 말한 거 기억나?
이뻐해 준다가 뭐야?
그런 거 안 해도 있는 그대로를 사랑해 줘야 되는 거 아니야?"
라고 했을 때
"그러는 너는 나를 사랑하긴 해?
그 정도도 못하겠다는데 너는 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긴 하고 그런 소리 하는 거니?"
라고 했었고, 그러다 또 다른 얘기로 넘어가며 싸우다 지쳐서
남자 친구가 먼저 자겠다고 하게 된 거였어요.

감바스 그까짓 거 만들어줄 게가 되지 않았던 건
평소에 뭘 먹거나 어딜 가거나 하면 어머님 얘기를 많이 했었고,
그래서 저도 종종 남자 친구에게 마마보이라고 놀리곤 했었거든요.
피클이나 삼겹살 이 두 가지뿐만 아니라 더 많았으니까요.

지금 생각나는 건
"우리 엄마 김치찌개 잘 만드니까 우리 엄마한테 김치찌개 배워서 해줘"
이것도 기억나네요.
아 부모님 국수 만들어달라고 했던 적도 있었구나.

하... 제가 그럴 때마다 그냥 넘어가고 하면서 이런 일들이 다 더해지고 하다 보니까
이제 하다 하다 감바스 해줘라고 당당하게 말하다니 하면서
감바스에서 터진 거 같네요.

친구들 보기 창피하기도 하고 제 자신이 초라해지네요.
남자 친구와는 아직 별다른 연락도 없고 아직 생각을 정리 중이라,
이렇다 할 결론은 지어지지 않았지만 어서 마음을 정해야겠죠.

그리고 남자 친구가 효자인 거는 알겠는데 결혼도 하기 전에,
그것도 여자 친구랑 데이트하고 여자 친구한테 김치찌개 끓이는 법을 자기 엄마한테 배우라뇨.
아니 얼굴 한번 뵌 적 없는 분한테 도대체 어떻게 배우라는 거죠?

그리고 그 이전에 그럼 내가 끓인 김치찌개는 은연중 돌려 깐 거 아닌가요?
네가 끓인 김치찌개 내 입맛에 안 맞으니까,
너 빨리 배워서 맛있는 거 끓여, 이 말 돌려한 거 아닌가요?

왜 결혼 이야기 진행 중에 별거도 아닌 감바스로 일이 이렇게까지 되는지 정말 답답하네요.
남자 친구가 알아서 잘해주면 저도 사람인데 설마 자기 엄마 안 챙겨줄까요?
지나 먼저 똑바로 하면서 이야기를 하던가,

제가 챙겼으면 더 챙겼지,
남편은 한 번도 우리 부모님 생일이라든지 안부라든지 물어본 적도 없고,
저는 사귀는 동안 남자친구 부모님 생일선물이며 다 챙겨드렸었는데,
치사하게 이렇게까지 이야기하게 되네요.

남자 친구야 너희 부모님만 부모니?
왜 우리 부모님 이야기는 그렇게 오래 사귀면서 한 번을 안 물어봤었니?
왜 너도 옛날 구시대적 사상 출가외인 이런 사상 있는지 정말 궁금하다.

만약 너도 그런 가부장적인 사람이면 우리 결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게 좋을 거 같다.
난 그런 사람 감당할 자신이 없어, 알겠니?
아니면 네 마인드를 뜯어고치던지 알아서 해.

이번 사연은 여기까지입니다.
화나신 포인트가 조금 다르긴 하지만, 남성분이 급하신 거 같네요.
아마 남성분은 사연자 분과 결혼하여 자기 부모님께 잘하는 상상까지 하고 있을 겁니다.
진짜 부모님을 위해서 하는 행동이라면 여자 친구랑 데이트하는 돈으로,
지금 당장이라도 삼겹살집 대신 부모님이랑 감바스 먹으러 갔을 겁니다.
자기 할 일은 제대로 못하면서 남한테 의지하고 바람만 큰 사람은
지금이라도 당장 헤어지고 좋은 사람 만나시길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반응형

댓글